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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치매’ 공식 깨졌다..노년층 연구 결과 대반전 공개

 노년층의 설탕 또는 인공 감미료가 첨가된 음료 섭취가 치매 발병 위험 증가와 무관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만 명이 넘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10년 이상 장기간 추적 관찰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이번 연구는, 설탕이나 인공 감미료가 들어간 음료가 노인 치매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밝혀 학계와 의료계에 주목받고 있다.

 

과도한 설탕 섭취는 그동안 비만과 당뇨병 등 치매의 위험 인자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특히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의 주요 원인 질환에서 설탕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실험적 연구들이 꾸준히 진행돼 왔다. 동물실험에서는 높은 설탕 섭취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응집 및 아포지단백질 E 발현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 결과들은 일관되지 않아 논란이 지속됐다. 일부 연구에서는 가당 음료와 치매 위험의 상관관계를 지적했으나, 반대의 결과가 도출된 연구도 상당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JAMA Psychiatry)에 게재된 논문으로, 미국 내 6개 코호트(동일 집단) 연구 데이터를 통합한 메타 분석이다. 연구 대상은 평균 나이 73.2세인 1만974명(여성 60%)으로, 총 11만6067인년의 추적 관찰이 이뤄졌다. 설탕 첨가 음료와 인공 감미료 첨가 음료의 섭취량은 설문지를 통해 조사되었으며, 연구 시작 시점부터 2년 이내에 치매 진단을 받은 사례는 제외했다.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의료 기록을 통해 확인된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발생 사례는 2445건이었다. 연구 결과 설탕 첨가 음료 섭취와 치매 위험 증가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설탕 음료를 주 1회 섭취할 때 위험비는 0.99, 인공 감미료 음료의 경우 1.00으로, 음료를 전혀 섭취하지 않는 집단과 차이가 없었다. 또한 매일 1회 이상 섭취하는 그룹에서도 위험비는 각각 0.90과 1.00으로 나타나 의미 있는 위험 증가가 없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노년기에 설탕 또는 인공 감미료가 첨가된 음료를 마시는 것이 치매 위험을 독립적으로 높이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이번 연구가 기존의 식이 지침을 뒤엎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주요 보건 기관들은 비만, 제2형 당뇨병, 대사 건강 보호 차원에서 첨가당 섭취를 총 섭취 열량의 10% 이내, 즉 하루 약 50g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설탕 음료를 줄이는 것이 노년층 치매 예방에 직접적 이점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할 뿐, 설탕 섭취 자체를 무조건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자들은 “초기 및 중년기에 설탕과 인공 감미료 섭취가 대사 건강과 관련 만성 질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고려할 때,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노년기 이후가 아닌 인생 초기부터 식습관과 대사 건강을 관리하는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발언이다.

 

이번 연구는 중국 저장대학교 의과대학과 미국 하버드대학교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연구진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향후 연구에서는 노년기뿐 아니라 중장년 및 젊은 층을 포함한 다양한 연령대에서 설탕 및 인공 감미료가 첨가된 음료의 섭취와 뇌 건강 및 기타 만성질환과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탐구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연구는 고령 인구에서 설탕이나 인공 감미료가 든 음료의 섭취가 직접적으로 치매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새로운 근거를 제공하며, 치매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에 있어 설탕 음료 제한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건강한 노후와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여전히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운동, 기타 건강관리 활동이 필수적이라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