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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서울의 가족 보고서…'나홀로' 166만 가구 시대, 당신의 미래는?

 서울의 가족 지형도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나 혼자 산다'로 대표되는 1인 가구가 가장 보편적인 가구 형태로 자리 잡고, 도시 전체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며 노인 가구가 급증했다. 반면, 도시의 미래를 책임질 영유아 자녀를 둔 가구는 8년 새 무려 40% 이상 증발하며 저출생의 그늘을 짙게 드리웠다. 흥미로운 점은 코로나19 종식 이후 결혼은 다시 늘고 전체 이혼은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 유독 '황혼 이혼'만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평균 이혼 연령을 50대 문턱까지 끌어올렸다는 사실이다.

 

서울시가 15일 발표한 '서울시민의 결혼과 가족 형태의 변화' 보고서는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의 달라진 가족 풍경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1인 가구는 약 166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9.9%를 차지하며 10가구 중 4가구는 '나홀로 가구'인 시대를 열었다. 이는 2인 가구(26.2%)나 전통적 가족 형태의 상징이었던 4인 가구(12.3%)를 압도하는 수치다. 이와 함께 고령화의 속도도 매섭다. 올해 7월 기준, 서울의 60대 이상 인구 비중은 20.2%에 달해 이미 '초고령사회'의 기준을 넘어섰으며, 65세 이상 노인이 한 명이라도 포함된 가구는 전체의 30%를 돌파했다.

 


반면,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점점 잦아들고 있다. 0~5세 영유아 자녀가 있는 가구는 2016년 35만여 가구에서 지난해 20만여 가구로 40% 이상 급감했으며, 같은 기간 영유아 인구수 역시 44만 명에서 24만 명으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한부모가구 역시 32만 가구에서 28만 가구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러한 전통적 가족 형태의 축소와 대조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가족 공동체는 확장되고 있다. 혈연이나 혼인 관계가 아닌 친구나 동료, 생활 동반자가 함께 사는 '비친족가구'는 2016년 6만 가구에서 지난해 12만 가구로 2배나 증가하며 새로운 주거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결혼과 이혼의 풍경도 크게 달라졌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급감했던 혼인 건수는 2023년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6.9%나 증가한 4만 2471건을 기록했다. 전체 이혼 건수 역시 10년 전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혼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그림이 펼쳐진다. 지난해 평균 이혼 연령은 남성 51.9세, 여성 49.4세로, 2000년과 비교해 10살 이상 높아졌다. 특히 60세 이상 노년층의 '황혼 이혼'이 전체 이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3%대에서 지난해 25% 수준으로 8배 가까이 폭증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1인 가구의 고립 예방, 청년 주거 안정, 양육 친화 환경 조성 등 맞춤형 정책을 강화하고, 다문화가구나 비친족가구 같은 새로운 가족 형태를 제도적으로 포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 도시의 인구 구조 변화는 단순한 통계 수치를 넘어, 우리 사회가 마주한 현실과 미래의 과제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