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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말 미국 데뷔 2달 차 선수?"… 해트트릭으로 증명한 손흥민의 ‘클래스는 영원하다’

 ‘캡틴’ 손흥민에게 미국 무대는 결코 낯선 도전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잉글랜드를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새로운 둥지를 튼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그는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축구 팬들의 뇌리에 다시 한번 깊숙이 각인시켰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열린 레알 솔트레이크와의 원정 경기에서 그야말로 ‘원맨쇼’에 가까운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미국 무대 첫 해트트릭을 작성, 소속팀 LAFC에 4-1의 짜릿한 대승을 안겼다. 지난 2023년 9월, 토트넘 소속으로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이후 약 2년 만에 터져 나온 그의 폭발적인 득점력이었다.

 

미국 무대 적응은 필요 없었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의 발끝은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마자 불을 뿜었다. 전반 2분, 동료 틸만이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절묘하게 찔러준 공을 향해 번개처럼 쇄도한 그는 골키퍼와 맞선 일대일 상황에서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가볍게 선제골을 뽑아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반 16분, 이번에는 페널티 박스 바깥 먼 거리에서 공을 잡은 그가 지체 없이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환상적인 궤적을 그리며 골문 오른쪽 하단 구석을 정확하게 꿰뚫었다. 주발이 아닌 오른발로 만들어 낸 완벽한 추가 골에 상대 팀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전반에만 두 골을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손흥민은 후반전에도 쉴 새 없이 상대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12분, 박스 앞에서 때린 날카로운 왼발 슈팅이 아쉽게 골포스트를 강타하며 해트트릭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지만, 대기록을 향한 그의 집념은 꺾이지 않았다. 결국 후반 36분, 기다리던 세 번째 골이 터져 나왔다. 상대의 패스를 차단하며 시작된 역습 상황에서 동료 부앙가가 반대편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에게 공을 연결했고, 그는 수비수와의 경합 과정에서 넘어지면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왼발로 공을 밀어 넣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팀 동료 부앙가의 트레이드마크인 덤블링 세리머니를 따라 하려다 어설픈 앞구르기에 그친 그의 모습은, 경기의 치열함 속에서도 팬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이날 3골을 몰아친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LAFC는 시애틀 사운더스를 제치고 서부 콘퍼런스 4위로 도약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의 청신호를 켰다. 손흥민 개인적으로도 MLS 입성 6경기 만에 5골 2도움을 기록, 단숨에 리그 최고의 공격수 반열에 올라섰다. 경기 최우수선수(MVP)는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MLS 첫 해트트릭이라 너무 놀랍고 행복하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는 겸손한 소감을 밝혔지만, 이미 미국 전역은 그의 압도적인 존재감에 충격과 찬사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