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풍년이 들게 해주세요”…1300년 넘게 소원 들어준다는 전설의 나무

 천년의 세월을 훌쩍 넘긴 살아있는 역사가 가을의 절정을 알린다. 강원도 원주시는 오는 11월 2일, 문막읍 반계리에 위치한 은행나무 광장 일원에서 ‘2025 반계리 은행나무 축제’를 개최하며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시민과 관광객에게 선사한다. 이 축제의 주인공은 단연 수령 1318년으로 추정되는 반계리 은행나무다. 천연기념물 제167호로 지정된 이 나무는 높이 32미터, 몸통 둘레 16.27미터에 달하는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며, 국내 최고령 은행나무로서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역사책과도 같다. 매년 가을이면 나무 전체가 눈부신 황금빛으로 물들어 장관을 연출하기에, 이 경이로운 생명력을 직접 목격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번 축제는 단순히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방문객들이 오감으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문화예술 행사로 채워진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흥겨운 풍물 공연을 필두로, 역동적인 난타, 우아한 무용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특히 원주시립교향악단 금관 앙상블이 선사하는 고품격 연주와 가을의 서정을 노래하는 단풍 음악회는 천년 고목 아래에서 잊지 못할 감동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반계리 은행나무의 사계절을 담은 기획 사진전은 나무가 품은 시간의 깊이를 되새기게 하며, 소원지 쓰기, 캘리그라피, 풍선아트, 페이스페인팅 등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은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예정이다.

 


반계리 은행나무는 단순한 자연유산을 넘어, 지역 주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신성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은행나무의 단풍이 한꺼번에 고르게 들면 이듬해 풍년이 든다’는 속설은 단순한 미신을 넘어, 오랜 세월 농경 사회의 희망과 염원을 담아온 상징적인 이야기다. 이처럼 신비로운 이야기가 깃든 나무를 더 많은 이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원주시는 대대적인 인프라 정비에 나섰다.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나무 주변에 넓은 광장을 조성하고, 다양한 공연이 가능한 무대와 진입로를 새롭게 마련하여 누구나 쉽게 찾아와 가을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이번 축제가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대표적인 생태 관광의 모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반계리 은행나무 축제는 천년의 시간을 지켜온 자연의 경이로움과 현대적인 문화 콘텐츠가 결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성공적인 사례가 될 전망이다. 원주시는 앞으로도 이러한 생태 관광 축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함으로써, 지역의 고유한 자연 자산을 보존하는 동시에 관광객들에게는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는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을 구축해 나갈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