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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대신 역사 공부…스타벅스, 전국 매장 오후 3시 닫았다

스타벅스코리아가 22일 전국 매장의 영업을 오후 3시에 조기 종료했다. 지난달 불거진 이른바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 이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스타벅스가 한국에 진출한 1999년 이후 전국 매장을 동시에 조기 폐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은 평소라면 손님들로 붐빌 시간이었지만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오후 3시가 가까워지자 매장 직원들은 이용 중인 고객들에게 영업 종료를 안내했고, 이후 블라인드를 내리고 뒤늦게 매장을 찾은 손님들을 돌려보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전국 2160개 매장에서 같은 방식으로 영업을 마친 뒤, 매장 직원들이 교육 영상을 함께 시청하도록 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본사 직원 등 150명이 먼저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 관련 교육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전 직원 교육은 당시 진행된 강의 영상을 각 매장에서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교육을 진행한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 구성원들이 여러 갈등과 역사적 사건에 대한 감수성을 갖고 있는 만큼, 기업 역시 사회적 감수성을 이해하고 공부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논란은 지난달 18일 스타벅스가 텀블러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스타벅스는 이벤트 문구로 ‘탱크데이’와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를 두고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폭력 진압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이라는 비판과 함께,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비판 여론은 빠르게 불매 움직임으로 확산됐다. 스타벅스의 하루 평균 카드 결제액은 한때 약 33%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타격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에도 큰 손상이 불가피해지자, 스타벅스는 조기 영업 종료에 따른 손실을 감수하고 전 직원 교육이라는 후속 조치를 선택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매장 직원 교육에 그치지 않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오는 24일 같은 교육 영상을 시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는 의사결정권자들이 더 무겁게 책임을 느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마포구 주민 배규태 씨는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 더 중요하게 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잘못된 부분은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앞으로 마케팅 기획 단계에서 역사적·사회적으로 민감한 표현을 사전에 걸러낼 수 있는 다중 검증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벤트 문구나 캠페인 메시지를 단순한 홍보 요소로만 보지 않고, 사회적 맥락과 역사적 의미까지 검토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사태는 기업 마케팅에서 ‘재미’와 ‘화제성’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다시 보여줬다. 특히 대중적 영향력이 큰 브랜드일수록 한 문구, 한 단어가 사회적 상처를 건드릴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타벅스가 전 직원 교육과 검증 시스템 구축을 통해 신뢰 회복에 나섰지만, 훼손된 이미지를 되돌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