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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3.0 부활 선언…이번엔 진짜 돌아올까?

 만화 속 죽은 자를 불러내는 술법처럼, 싸이월드가 '3.0'이라는 이름을 달고 다시 한번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2000년대 중후반을 풍미했던 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스마트폰 시대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쇠락한 뒤,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폐업과 인수, 서비스 중단을 반복하며 이용자들에게 숱한 실망을 안겼던 싸이월드가 이번에는 대구의 블록체인 전문 기업 시그마체인을 새로운 파트너로 맞이해 재기를 노린다.

 

시그마체인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싸이월드 IP를 인수하고 오는 10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번 부활 프로젝트의 핵심은 블록체인 기술과의 결합이다. 대체불가능토큰(NFT)을 도입하고 과거의 상징이었던 '도토리'를 스테이블코인과 연계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간담회 현장에서는 경영진 간의 엇갈린 발언이 나오며 사업의 구체성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

 


가장 큰 쟁점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이용자 데이터 복구와 자금 조달 방안이다. 페타바이트 단위에 달하는 방대한 사진과 게시글을 복원하는 데는 수백억 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지만, 시그마체인 측은 자체 기술력을 통한 '연동'만으로 해결 가능하다는 낙관적인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과거 복구 작업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은 메인넷 기술이 데이터 복구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막대한 서버 유지비를 감당할 자금력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법적 분쟁의 불씨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익숙한 '.com' 도메인이 아닌 '.co.kr'을 사용하게 된 배경에는 기존 사업권자들 사이의 가압류와 양수도계약 무효 소송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시그마체인은 도메인을 제외한 상표권과 데이터는 적법하게 양수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채권자대위소송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서비스 안착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브랜드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도메인 확보 실패는 초기 이용자 유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부활 선언이 침체된 자체 가상자산 사업을 일으키기 위한 마케팅 수단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한다. 시그마체인이 과거 선보였던 SNS와 코인이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인지도가 높은 싸이월드 브랜드를 앞세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려 한다는 시각이다. 곽진영 대표는 코인 투자 유치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으나,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금융 비즈니스와의 연계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수차례의 부활 시도가 무산되면서 싸이월드는 이제 추억의 공간을 넘어 실패한 플랫폼의 대명사가 되어가고 있다. 2000년대 레트로 감성이 유행하는 현재의 문화적 흐름은 분명 기회 요소지만, 기술적 신뢰와 법적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부활은 또 다른 실망만을 낳을 뿐이다. 10월로 예정된 베타 서비스가 단순한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칠지, 아니면 진정한 '미니홈피'의 귀환이 될지는 시그마체인이 증명해야 할 몫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