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박찬욱·이병헌·손예진 다 뭉쳤는데…'운이 없었다' 하기엔 너무 아쉬운 베니스

 영화 '어쩔수가없다'로 생애 첫 박찬욱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배우 손예진이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수상 불발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지난 23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당시의 아쉬움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담담하게 상황을 복기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 (영화에 관련된) 그 누구도 수상을 기대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며 입을 열었다. 이러한 기대감은 단순한 국내의 설레발이 아니었다. 영화제 현지에서 쏟아지는 외신 기자들의 호평이 실시간으로 전달되면서 기대감은 확신으로 바뀌어 갔다. 손예진은 "현지 기자들의 리뷰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당연히 (상을) 받을 줄 알았다"고 말하며, 수상 불발이 확정된 순간 팀 전체가 느꼈던 당혹감을 "다들 '…' '에?' 하는 분위기였다"는 짧은 감탄사로 생생하게 표현했다.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컸던 만큼 아쉬움도 진했다. 그는 "무엇이든 상 하나는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내 "결국 상이라는 것은 그때의 운에 달린 것이니까"라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베니스의 아쉬움은 그러나 토론토의 환호로 달랠 수 있었다. '어쩔수가없다'는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에 해당하는 국제 관객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손예진은 "토론토에서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었다고 하더라"며 베니스와는 사뭇 달랐던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엇갈린 평가를 받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는 '헤어질 결심' 이후 3년 만의 작품으로, 삶에 만족하던 평범한 가장 만수(이병헌)가 갑작스러운 해고를 당한 뒤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재취업 전쟁을 그린다.

 


이병헌,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 이 영화는 2026년 미국 아카데미상 국제장편부문 한국 대표작으로도 선정되며 또 다른 도전을 앞두고 있다. 아카데미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묻자 손예진은 "제가 감히"라며 몸을 낮추면서도 "당연히 됐으면 좋겠다. 이 영화가 잘 되고, 상도 받았으면 좋겠다"는 진심 어린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베니스에서의 아쉬움을 딛고 토론토의 인정을 발판 삼아, 이제는 아카데미를 향해 나아가는 '어쩔수가없다'와 배우 손예진의 여정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