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이란과 '12일 전쟁'이라는 단기 전면전을 치렀던 이스라엘이 불과 6개월 만에 다시 이란에 대한 군사 타격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며 중동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공군 조종사 수료식에 참석해 "이란의 재무장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는 전쟁으로 초토화된 이란의 탄도미사일 생산 시설 및 전력이 재건될 조짐을 보이자,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명백한 경고다. 특히 이번 발언은 네타냐후 총리가 연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이스라엘이 미국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한 사전 여론전이자 외교적 압박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이러한 강경한 군사 행동 위협에 가장 큰 변수는 역설적으로 최대 우방인 미국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가자지구 종전 합의를 유지하고 시리아 새 정부와의 긴장을 완화하라며 이스라엘에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하는 등 중동 지역의 확전을 경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관리들이 물밑에서 이스라엘의 단독적인 무력 사용 가능성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왔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전쟁 당시 이스라엘은 아이언돔, 다윗의 돌팔매 등 자국의 방공망을 총동원했지만, 이란의 미사일 물량 공세에 방공망이 뚫리면서 미군의 대대적인 방공 지원에 의존해야만 했다. 당시 미군은 사드(THAAD)와 함대공 미사일 SM-3 등 수백 발의 방공 미사일을 소진한 것으로 알려져, 또다시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이 짊어져야 할 군사적·경제적 부담이 상당하다.

 

이스라엘이 이처럼 미국의 미온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선제 타격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배경에는 '시간이 없다'는 절박함이 깔려있다. 위성 사진 분석 결과, 지난 전쟁에서 파괴됐던 이란의 미사일 생산 시설이 빠르게 재건되고 있으며, 공장이 완전히 가동되면 한 달에 수백 발의 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군력이 절대적으로 열세인 이란에게 미사일은 국가 방어의 핵심이자 비대칭 전력의 축이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수년에 걸쳐 수천 발의 미사일을 비축할 경우, 자국의 방공망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심각한 안보 위협에 직면할 것을 우려한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 내 강경파들은 이란의 미사일 능력이 완전히 회복되기 전인 지금을 되돌릴 수 없는 타격을 가할 '기회의 창'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스라엘의 선택은 중동 전체를 다시 한번 거대한 화약고로 만들 수 있는 위험한 도박이다. 이스라엘이 선제 타격에 나설 경우, 이란은 대규모 미사일 보복 공격으로 응수할 것이 확실하며, 이는 필연적으로 미군의 개입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의 한 안보 전문가는 "이스라엘이 스스로 '재래식 전력 증강은 용납 못 한다'는 레드라인을 설정하며, 공격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으로 자신을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 강해진 적에게 공격당하기를 기다릴 수 없다는 이스라엘의 조바심과, 또 다른 전쟁은 피하고 싶은 미국의 속내가 트럼프-네타냐후 정상회담에서 어떻게 조율될지, 중동의 운명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다가오고 있다.